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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는 폐기물처리 노동자 안전기준 강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모아국회와 정부에 전달하고 정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대한민국의 필수노동자이지만 다치면서 일하는 것이 일상인

재활용 선별원의 안전을 위해 서명 운동에 함께 해주세요.


<화면 해설>


이곳은 대한민국의 재활용 선별장입니다. 우리가 분리 배출한 재활용 폐기물은 운반 차량에 실려 이곳으로 모입니다.


비닐봉지에 담겼던 폐기물은 봉지를 뜯는 파봉 작업을 거쳐 경사진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폐기물은 선별원의 손을 거쳐야만 비로소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으로 분류됩니다.

폐기물이 수북이 쌓인 컨베이어 벨트는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두 명의 선별원이 각자 맡은 품목을 양손으로 골라내고 있습니다. 1초에 2개에서 3개씩 신속하게 집어 선별원 양옆에 설치된 커다란 사각형 철제함에 던져 넣습니다. 철제함은 수건, 걸레 등으로 덧대어져 있는데 작업 중 손이 베이거나 부딪히는 것을 막기 위한 자구책입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는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하는 날카로운 유리 조각, 금속 파편, 어묵 꼬치와 주삿바늘도 올라옵니다. 선별원은 찔리고 베이는 것을 막기 위해 토시와 목장갑을 여러 겹 착용하고 있는데, 하루에 수천 개의 폐기물을 분류하다 보면 장갑은 금세 까맣게 물듭니다.


모든 선별원은 작업 중 찔리거나 베이는 사고를 겪었고 손과 팔에는 상처가 남아있습니다. 안전한 작업을 위해 오염물 전용 집게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선별원은 폐기물을 하나라도 더 많이 처리하기 위해 손을 사용합니다. 각 지역에서 매일 배출되는 폐기물 양보다 처리 인원이 적은 만큼 컨베이어 벨트 가동 속도는 빨라지고 있습니다.


선별원의 작업복은 땀으로 젖어있습니다. 선풍기와 에어컨이 있지만, 비닐과 먼지가 바람에 날리는 탓에 제대로 켤 수 없어 여름철에는 찜통 속에서 일합니다. 흐르는 땀을 무심코 소매로 닦다가는 작업복에 떨어진 유릿가루에 얼굴이 긁힙니다.


겨울에는 추위 속에서 일합니다. 화재나 폭발 사고 우려가 있어 난로와 같은 전열 기구 사용이 쉽지 않습니다.


선별원은 귀마개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가 쉼 없이 움직이는 소리, 폐기물이 떨어지고 부딪히며 나는 소음으로 옆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면 청력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산업용 청력보호구가 지급되지 않는 사업장이 많습니다.


선별원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부패한 폐기물의 악취는 마스크를 뚫고 들어옵니다. 선별을 마친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을 분쇄하고 고온으로 압출하는 재성형 과정도 사업장 내에서 이루어져 눈과 코를 자극하는 매캐한 냄새가 납니다. 그러나 실내 환기 시설이 미흡하고, 시설이 있더라도 주민들의 민원으로 제대로 가동하지 못합니다.


벽면에는 “안전제일”, “보호구 착용” 등 안내 표지판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끼임 사고 등을 예방하는 방호 덮개가 충분히 설치되지 않고 임시로 덧대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갑, 작업화, 산업용 마스크, 안전모 등 필수 보호구 지급이 없거나 미흡합니다. 대부분의 재활용 선별장이 5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선별원은 하루 종일 서서 허리를 숙인 자세로 강도 높은 반복 작업을 하기에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쉬는 시간에 앉거나 누워 경직된 근육을 풀 수 있는 휴게실이 필요합니다. 또한, 악취, 분진, 유해물질에 빈번하게 노출되므로 샤워장과 세탁 시설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선별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필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사업장은 많지 않습니다.


재활용 선별장을 비롯한 생활폐기물 처리장을 지하에 건설하는 계획이 전국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하화가 지역 주민들이 제기하는 악취, 소음, 미관 민원의 해결책이라고 합니다. 지하 사업장에서 발생한 오염된 공기는 정화 장치를 거쳐 밖으로 배출되나, 정작 지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환기·배기 시설은 미흡합니다. 운반 차량의 매연, 폐기물 악취, 분쇄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혼재하는 만큼 인공적인 환기·배기 시설 없이는 안전하게 일할 수 없습니다. 화재, 폭발, 시설 붕괴 등 사고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면밀한 안전 및 보건 기준을 수립해야 합니다.




<서명 운동>


대한민국의 필수노동자이지만 다치면서 일하는 것이 일상인 재활용 선별원의 안전을 위해 서명 운동에 함께 해주세요.


우리의 관심이 재활용 선별원을 지키는 안전망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폐기물을 수집하고 운반하는 환경미화원의 경우, 열악한 노동 현실이 알려진 뒤 안전기준이 법으로 제정되고 관리·감독이 이루어지며 노동환경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재활용률을 높이고 폐기물 처리 비용을 낮추는 것에는 집중했지만, 누가 어디서 어떻게 폐기물을 자원으로 만들고 있는지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전국의 공공 생활자원회수시설은 184곳에 달하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재활용 선별원의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재활용 선별원은 컨베이어 벨트 위 수북한 폐기물 더미에서 페트를 비롯한 일곱 종류의 플라스틱, 고철, 알루미늄, 유리 등 재활용 가능한 품목을 순식간에 집어내는 고도의 숙련노동자입니다. 또한, 작업 중 함부로 버려진 가연성 물질, 화학물질, 의료 오염물에 수시로 노출되는 산업재해 고위험 직군입니다. 그럼에도 선별원은 직업 분류상 ‘단순 노무직’으로 분류됩니다. 안전기준은커녕 제대로 된 업무 매뉴얼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폐기물처리는 ‘자원순환’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위한 공공의 노동이자,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속해야 하는 필수 노동입니다. 그러나 선별원으로 일하는 대다수 중장년 여성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위험 속에서 고강도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비용 절감 때문입니다. 생활폐기물 처리의 책임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있지만, 자원회수시설의 절반이 민간에 위탁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뿐더러, 고용 불안정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람보다 이윤’이 앞서는 사회에서 ‘안전’은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선별원의 노동환경에 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기반으로 관리·감독 체계를 만들고 법 개정을 통해 보호구 지급 등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나아가 지자체가 생활폐기물 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노동자를 직접 고용함으로써 선별원의 고용 안정을 보장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자원순환’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재활용 선별원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폐기물관리법 개정 등 정책 강화를 위한 서명 운동에 함께 해주세요.




<우리의 요구>

  • 환경부는 수집/운반 외 모든 폐기물처리 단계에 보호구 지급 및 시설 안전 기준 마련하라
  • 환경부는 폐기물 처리시설, 안전성 평가 및 현장 감독을 강화하라
  • 고용노동부는 생활폐기물 처리 시설,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 도입하고 지속적인 관리감독 체계 마련하라
  • 정부와 지자체는 생활폐기물 처리 시설, 지자체 직접 운영 및 직고용으로 노동자의 고용 안정 보장하라



문의 : 여성환경연대 02-722-7944


대부분이 중장년 여성

평균 나이 55.2세, 여성 94.8%, 평균 월급 239.4만 원. 대한민국 재활용을 책임지고 있는 재활용 선별원은 대부분 중장년 여성노동자입니다. 그러나 선별원은 한국표준직업분류에서 단순 노무직으로 분류돼 폐기물 처리 통계에서 잡히지 않습니다

유해한 노동환경, 열악한 보호장비

재활용 선별원분들에게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유해요인을 묻자 ▶먼지·분진, ▶악취, ▶더위·추위, ▶불편한 자세, ▶ 오염·균 감염, ▶화학물질 순으로 응답했습니다. 이러한 유해요인은 눈, 피부 질환 및 청력 손실, 호흡기 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을 유발합니다.

안전에 대한 법적 규제 부재

재활용 선별원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보호구가 지급되고 일터에 안전 장비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폐기물 양에 따른 적절한 인원 증원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폐기물 처리 전 과정 중 '수집· 운반'에 한해 안전 기준이 마련되어 있어 정책 개정이 필요합니다.